55. 미행하는 수상쩍은 사람이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을 때, 재이는 대단한 폭풍이 몰아쳐 간신히 이루어 놓은 평화가 흔들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었다. 그런 걱정은 무엇보다 승재 어머니와의 만남에 큰 영향을 받았는데, 그렇다고 승재에게 그 일을 이야기할 수 없어서 더 답답하기도 했다. 경빈에게 툭 터놓고 상의하고 싶어도 당장은 위험이 될 만한 ...
54. 금요일 밤부터 기온이 뚝 떨어졌다. 토요일 아침에는 칼바람까지 불어대, 갑자기 떨어진 기온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침 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두 사람은 평소보다 이른 쇼핑을 나섰다. 먹거리와 생필품뿐 아니라 고양이 집까지 사야 하니, 조금 멀리 떨어진 대형 쇼핑몰로 가야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멀리까지 드라이브라며 승재는 신나 있...
53. 재이가 안내받은 룸은 크고 화려하고 웅장한 곳이었다. 자리에 앉기가 송구스러울 만큼 세공이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테이블 앞에서 재이는 괜한 긴장감과 초조함에 몇 번이나 심호흡했다. 아무래도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쉽지 않았다. 깔끔한 룸 안은 숨소리도 크게 낼 수 없을 만큼 고요했다. 이런 곳에서 다른 사람도 아닌 윤승재의 어머니를 ‘다시...
51. 경빈이 돌아간 후, 늦은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는 주말 내내 왔다. “비가 그치면 추워지겠어.” 거세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며 재이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냉장고에 장 봐온 것들을 마구잡이로 집어넣고 손을 털며 승재가 몸을 일으켰다. 그는 주방의 작은 창문 너머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창밖에 길게 늘어진 나뭇가지가 벌써 반...
50. “그만 눈 풀어라. 남의 좋은 시간 방해한 주제에 눈에 힘은 왜 안 빼고 있어?” 경빈에게 탄산수를 던져주며 승재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경쾌하게 날아오는 탄산수를 경빈은 날렵하게 받아들었다. 뜬금없지만, 탄산수병을 캐치하는 경빈의 스냅을 보며 재이는 최경빈의 움직임이 상당히 우아하다고 새삼스럽게 생각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과 샤프함은 물론이거니...
48. part. 4 24살, 승재와 재이 “아…….” 빠르게 걷던 걸음을 멈추며 재이가 작은 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방금 막 중요한 사실을 깨달은 사람처럼 약간 멍한 표정이었다. 재이가 바라보는 곳은 길 아래 죽 펼쳐진 들판이었다. 가을 끝자락의 들판은 황금빛을 지나 황량하기까지 했지만, 그것은 또 그것대로 묘한 운치를 풍기고 있었다. 물론, 그 ...
<우절기> part.4 서비스 재개합니다. <우절기> part.4는 타 매체 연재 이슈로 금요일, 서비스를 종료합니다. 기존에 구매하신 분들은 보관함에서 계속 열람이 가능합니다. 추후 part.4 서비스가 재개될 예정이지만, 정확한 일정은 아직 미정입니다. 감사합니다.
28. 퇴근 무렵에 현우는 화경의 전화를 받았다. 부모님의 비보를 안타까워하고 현우를 위로하며 그녀는 차나 한잔 마시자고 했다. 장례식에 가고 싶었지만, 괜한 불편함을 줄까 봐 그러지 못했다며 내쉬는 한숨이 평소처럼 따뜻했다.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그녀의 목소리가 유난히 반갑기도 했다. 어쩌면 다소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고한 이기적인 이별마저 묵묵히 ...
사랑하는 애어들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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